양희은35
며칠 전 이사님과 식사하고 오는 길 FM에서 양희은님의 노래 한 곡을 들었다.
짙고 또랑또랑한 목소리,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지는 것 같은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이
내 귀를 사로잡았다.
당장 폰을 꺼내 노래를 검색하니, '당신만 있어준다면'이라는 노래란다.
며칠 후인 어제 저녁, 이 노래를 다운로드 받으려고 찾던 중
앨범에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나는
전체 듣기를 누르고는
결국 중간에 끊을 수가 없어서 다 듣고 잤다.^^;
가슴 아팠다가, 뭉클했다가, 그리웠다가, 외로웠다가
말 그대로 노래에 절임 상태였다고나 할까.
내가 나이가 들면 이 앨범의 노래가사처럼
만약에 누군가가 내게 다시 세월을 돌려준다하더라도
웃으면서 조용하게 싫다고 말을 할 테야
다시 또 알 수 없는 안갯빛 같은 젊음이라면
생각만 해도 힘이 드니까 나이 든 지금이 더 좋아
그것이 인생이란 비밀 그것이 인생이 준 고마운 선물
이라 말 할 수 있을까.
또, 외로운 밤이면 공연히 전화기를 붙잡고 마음 졸이지 않고
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
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
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
그대 울지 마라
라는 노래 가사에 홀로 단정히 마음 추스를 수 있을까.
그리고 이제는 너무나 먼 사람이 된 당신에게,
그대 날 모른척해도 나는 알 수 있어요
세월이 갈라놓은 그 마음을 나라고 어쩌겠어요
하며 세월이 만들어 낸 웃음 지을 수 있을까.
그리고 마지막으로, 이 모든 노래 가사가 내 인생의 일부가 된 즈음
내 온 삶으로 사랑한 이와 함께 이 노래를 들으며, 손 꼭 잡고
서로의 볼에 입맞춤 할 수 있을까.
세상 부귀영화도 세상 돈과 명예도
당신, 당신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죠
세상 다 준다 해도 세상 영원타 해도
당신, 당신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죠
이대로도 좋아요 아무 바램 없어요
당신만 있어 준다면
당신, 당신, 나의 사람
당신만 있어준다면
비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,
그 바쁜 아침 시간에 앨범을 틀어놓고 결국 몇 곡 더 듣고 왔다.